2008년 07월 18일
[KANON&AIR]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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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카논과 에어에 대한 심각한 네타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카논과 에어에 대한 심각한 네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카논과 에어를 올클리어 한 분을 위한 이야기이니 이 점에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애니로 보셨어도 보는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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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아무런 시설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작은 마을이고, 해변도 작다. 관광지나 해수욕장으로의 가치는 근처의 좀 더 큰 마을 쪽에 있는 해변이 더 크다. 하지만 이곳의 깨끗하고 고운 모래는 어느 해수욕장보다도 아름다웠다. 오히려 이익을 내려는 인간의 이기심이 손닿지 않은 장소, 원래의 모습 그대로이기에 더 아름답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완전히 자연 그대로는 아니었다. 인간이 사는 장소이기에 제방 정도는 있는 법이다.
해변을 바로 앞에 둔 제방 위 도로. 그 장소에 승합차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다. 어디서 렌탈한 것인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아키코 씨의 승합차였다. 차 주변은 조용했다. 인구밀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아키코 씨와 유이치는 잼을 전달해주려고 어딘가로 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 일로 인해 생겨난 2시간의 여유를 즐기러 갔다. 미사카 자매는 아이스크림을 사먹겠다고 상점을 찾아 갔고, 마이는 찾을 사람이 있다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사유리는 언제나처럼 그런 마이를 따라갔다. (찾는 사람이 누군지 전혀 모르는 건 아키코 씨와 유이치였는데, 그녀는 미소만 지을 뿐 호기심을 내비치지 않았기에 유이치만 속으로 궁금증을 삼켰다.) 그래서 지금 승용차 옆의 모래에 꽂힌 파라솔 밑에는 나유키와 그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미시오 뿐이었다. 나유키는 새벽 내내 격렬한 운전충격(?)에 시달린 덕에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있었다. 미시오는 새근새근 자는 나유키의 얼굴을 보다 주변을 둘러봤다. 정말 인적이 드문 마을이었다. 마을 안이 훤히 보였다. 마을 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 고요함 속에서 어느새 시작된 해풍의 부드러운 목소리만 해변에 가득했다. 미시오에겐 신비한 울림으로, 나유키에겐 부드러운 자장가로서. 그 자장가가 마음에 드는 듯 이따금 나유키는 ‘우뉴~’라는 목소리를 내며 잠꼬대를 했다.
부스럭, 부스럭.
“응?”
고요를 끝내는 소리.
들려오는 소리에 미시오는 고개를 돌렸다.
“뇨오~ 이제 여기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걸까.”
미시오의 눈에 작은 여자애가 들어왔다. 미시오는 멍하니 그 아이를 바라봤다. 또 다시 해풍이 밀려온다. 꼬마 아이의 주변에서 갈매기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도 순간 날아오르고, 이내 다시 내려온다. 그것은 흡사 깃털들이 떨어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미시오는 무언가를 느꼈다.
알 수는 없는 것. 아지만 확신할 수 있는 느낌이다.
저 아이는 어딘가 마코토와 비슷한 존재라는 것.
모노미 언덕의 여우와 같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그녀에게서 느껴졌다. 미시오는 자기도 모르게 일어났다. 발을 옮기려는 순간, 발 옆의 고양이 모양 알람시계(왠지는 모르겠지만 나유키가 들고 왔다.)가 눈에 들어왔다. 시계는 이제 곧 약속한 2시간이 다 되어간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금방 다른 일행들이 돌아올 시간이었다.
‘어떡하지.’
그 잠깐의 망설임사이에 아이는 저 멀리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뇨~ 응, 그러면 이번엔 그 쪽으로 가봐야지~.”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
오른손이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다. 반대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미시오, 뭐하고 있어? 엑? 나유키 이 녀석 아직도 자고 있네.”
유이치와 아키코가 돌아왔다. 잼을 주러간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금방 돌아온 것이었다. 미시오는 재빨리 아키코에게 다가갔다. 유이치는 그 정도로 서두르는 아마노를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놀라버렸다. 그러나 아마노는 자신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저 저 아이를 놓칠 것 같아 다급한 마음이었다. 그녀는 아키코에게 급하게 말을 꺼냈다.
“아키코 씨, 죄송하지만 저녁까지 이곳에 있어야 될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아키코의 승낙은 여전히 소요시간이 정확히 1초였다.
“승낙.”
“아, 아키코 아주머니.”
말로는 당혹해 하지만 실은 유이치도 이미 통달한 상태였다. 어쨌든 미시오는 아키코의 승낙을 받자마자 그 소녀가 달려간 쪽으로 향했다. 유이치가 따라가 보려고 했지만 아키코의 부드러운 제지에 막혔다.
“여자아이는 원래 비밀 하나 쯤은 있는 법이랍니다.”
“저, 저기 그 말은 뭔가 사용하는 경우가 다른 느낌이 드는데요?”
“괜찮아요.”
“아, 네…….”
아키코는 열심히 달려가는 미시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손에 뺨을 가져다 댔다.
“어쩌면 일석이조일지도 모르겠네요. 잘됐어요. 이따 저녁쯤에 미시오양을 데리러 오면서 다시 잼을 가져다주면 되겠네요.”
“으뉴~ 딸기잼 더 줘어어어~”
“…잘 자네요.”
“그렇군요.”
“응~ 더 먹을 수 있어~ 시간도 충분, 위 용량도 충분~ 음냐음냐~”
순간 유이치는 중요한 것을 잊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
그 흠칫! 하는 유이치의 모습에 아키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나요?”
“아주머니, 아까 미시오랑 몇 시에 어디서 만나자고 정했었나요.”
“아뇨.”
유이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괜찮아요.”
하지만 아키코 씨의 얼굴은 여전히 변화 없이 온화했다.
“으~응, 아유는 어디에 있을까나?”
미스즈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아유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유키토는 과장되어 보일정도로 쾌활하게 돌아다니는 미스즈를 보며 한마디 했다.
“최소한 네가 들춰보고 있는 돌 밑이나 아까 전에 본 낡은 간판 뒤에는 없을 거다.”
“유키토 씨는 짐작 가는 데가 있어?”
눈망울을 반짝거리며 유키토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유키토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왠지 똑바로 쳐다보기가 부담스러웠다.
“난 이곳 지리는 전혀 모른다고.”
“그렇구나.”
“잠깐, 말 나온 김에 그러는데 내가 여기 지리를 모르니까 지도라도 좀 그려줘.”
미스즈는 유키토에게 다가가 좀 과장되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 누가 봐도 정말 슬픈 게 아니라 괜히 슬픈 척 하려는 게 빤히 보이는 그런 얼굴이었다.
“직접 안내해줄 수 있는데, 가오.”
콩!
“가오~”
콩!
“왜 또 때리는 걸까나.”
언제 생겼는지 큼직한 눈물방울을 눈가에 달고서 미스즈는 유키토를 바라봤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하아, 정말. 그런 부탁은 안 들어줬으면 하는데.”
유키토는 손을 깍지 끼어 머리위에 댄 채 앞으로 걸어갔다. 미스즈가 아무리 뭐라 해도 그 부탁은 들어주기로 마음먹은 상태였다. 처음에야 잠잘 장소를 얻기 위해 대충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남편 없이 딸과 살아가는 어머니란 존재가 요상한 행객을 둘이나 받아주는 상황이 아닌가. 그는 이런 경우라면 그 정도 부탁은 들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아니, 나에겐 그런 건 사실 별 상관없었을 텐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왜 그 부탁을 진지하게 들어주려고 하는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그것이 옳을 거라는 막연한 마음의 끌림이 생겼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아무래도 상관없었을 생각이었다. 옆에서 말소리가 들려와 유키토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어느샌가 미스즈가 유키토의 옆에 다가와 있었다.
“유키토 씨, 직접 안내해 줄 수 있어.”
유키토는 고개를 저었다.
“넌 보충 수업을 받아야 하니까, 그 땐 네가 없을 테니 있어야 돼.”
그러자 미스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렇구나. 그려줄게. …그러고 보니 아유도 이 마을은 처음이겠지? 아유 것도 같이 그려야겠네. 가오옷-하는 느낌으로.”
콩!
“왜 자꾸 때리는 걸까나.”
없어졌던 눈물방울이 다시 생겼다.
“도대체 그런 의미 불명의 느낌으로 그리는 지도는 뭐냐?”
미스즈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유키토보다 앞쪽으로 가서는 뒤로 돌아 그를 바로는 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꾸로 걷다간 넘어진다.”
“괜찮아, 괜찮아~”
그 상태로 계속 걷던 미스즈는 검지 끝을 입에 물더니 하늘을 바라봤다. 물론 그 상태에서도 두 사람은 계속 걷고 있었다. 이내 심각한 고민을 하는 듯이 ‘으음’하는 소리를 내던 미스즈가 혼자 무슨 결론을 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우그읏~하고 그려야지!”
“그건 또 뭐냐!?”
“니하핫, 뭘까나?”
계속해서 유키토 쪽을 향한 채 거꾸로 걸은 거리도 이제 꽤 길어졌지만 미스즈는 용케 넘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골목길까지 들어와 주변의 장애물이 많은 편인데다 방향도 가끔 꺾이는 데도 잘도 걸었다. 길을 다 외우기라도 하는 걸까? 신기할 정도의 걷기 능력(?)에 유키토가 미스즈의 뒤통수에 제 3의 눈이 달린 것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을 즈음, 미스즈의 발걸음이 멈췄다.
“응? 왜, 뒤통수의 눈이 피곤한 거냐?”
“까마귀야.”
“뭣, 네 뒤통수에는 까마귀가 붙어있는 거였나?!”
“유키토 씨.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어. 까마귀라니깐?”
유키토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돌아본 유키토의 눈에 두 명의 소녀가 보였다. 한 명은 뭔가 굉장히 큰 악기 케이스 같은 것을 메고 있었다. 케이스는 약간 열려 있었는데 안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들어 있었다. 금속일까? 하지만 케이스는 금관악기보다는 현악기 전용에 가까웠다. 그러나 워낙 단순한 형태라 현악기가 들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소녀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묶여있는 긴 머리와 약간 무감정해 보이는 눈이 가지는 인상이 그 단순한 형태의 케이스와 왠지 어울렸다. 그 옆에 서 있는 나머지 한 명은 부잣집 아가씨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분위기였다. 입에 걸려있는 밝은 미소와 커다란 리본도 그런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마이와 사유리였다.
“요즘 까마귀는 꽤나 크고 아름답군.”
유키토는 손을 턱에다 가져다대며 말했다. 원체 장난기가 많은데다 거침없이 살아온 떠돌이니 저런 수상한 대사를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이리라. 어쨌든 유키토의 말에 아가씨 까마귀가 말했다.
“아하핫, 마이.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야.”
“암, 난 멋진 남자지. 반하지 말라고― 아차, 이건 아니지. 관성은 위험한 거군.”
“…….”
옆의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뒤에서 미스즈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지고 올게~.”
그리고 유키토는 자신의 아래쪽에서 나오는 미스즈의 목소리를 들었다.
“예뻐~예뻐~”
두 명의 대형 까마귀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자연히 유키토의 시선도 아래로 내려갔다. 쪼그려 앉아있던 미스즈가 토끼뜀 뛰듯이 폴짝 뛰어서 유키토 쪽으로 돌아서서는 손을 내밀었다. 그 모아진 손바닥 위에 진짜 까마귀가 있었다. 유키토는 그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곧바로 이성이 그것을 부정했다.
“저런 까만 녀석이 사람을 따를 리가 없잖아!? 이거 뭐야!”
그러자 미스즈가 까마귀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엣? 유키토 씨도 까만걸?”
“나는 축생인거냐…?”
“까옥!”
“긍정이냐!?”
뒤에서 또다시 밝은 웃음소리가 났다.
“아하하, 까마귀 씨가 즐거워하는 것 같아요.”
미스즈는 그 목소리에 그제야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스즈는 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그러곤 검지를 맞대어 빙글빙글 돌리면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으~응, 저기 까마귀 씨는, 친구 분들이랑 놀러온 건가요? 가, 가오.”
미스즈는 그녀들이 까마귀 주인이라고 생각했다. 고개를 숙인 채 주저하며 더듬더듬 말하는 미스즈에게 마이라고 불린 소녀가 다가왔다. 그리고 조용하게 말했다.
“데려가.”
“엣?”
‘음?’
그 순간, 유키토는 그 소녀에게서 이질적인 ‘힘‘을 느꼈다. 아까는 몰랐지만, 가까워서 알아챈 것인 것 같았다. 그것은 말로, 논리적으로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느낌. 아마 그녀도 유키토처럼 어떤 능력을 가진 것 같았다. 그러나 유키토는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애초에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만나본 적이 없었기에 저 소녀에 대해서 어떠한 확신도 가질 수 없었다. 유키토의 고민과는 별개로, 그녀는 미스즈에게 계속해서 말했다.
“저 아이는 너를 찾아서 여기까지 왔어. …그런 느낌, 꽤나 명확한.”
“아…….”
미스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작고 까만, 아직 채 다 자라지 않은 까마귀가 조용히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반짝이는 작고 둥근 눈이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미스즈만을 향하고 있었다. 미스즈는 그 까마귀에게 손을 내밀었다.
푸드덕.
“왓.”
까마귀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짧은 두 다리를 폴짝이며 그녀의 어깨로 올라갔다. 발톱도 있건만, 미스즈에겐 어떤 상처도 주지 않았다. 아직 덜 자란 탓도 있겠지만, 신기한 일이기도 했다. 어깨 위에서 날개를 조금 파닥이는 녀석의 모습은 굉장히 만족스러워보였다. 그것을 보며 소녀는 어깨에 맨 케이스를 완전히 닫았다. 그리고 좀 더 다가와서 미스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 가오…….”
“잘됐어.”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그녀는 뒤로 돌아서서 자신의 일행에게 말했다.
“사유리, 돌아가자.”
계속해서 두 사람을 보며 미소 짓던 소녀-사유리라 불린-는 여전히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끝난 거야? 마이?”
“응.”
사유리는 유키토와 미스즈에게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다.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두 소녀는 골목 사이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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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7/18 23:47 | ┗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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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사유리 VS 유키토+미스즈 & 미시오 VS 미치루...
(이렇게 서놓고 보니 무슨 배틀하는 분위기...--;승부의 향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