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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도시 감상 서적축사


일단 좀 까고 시작하겠습니다.

도대체 제목을 왜 이렇게 만든 겁니까? 이 책의 원제인 The Ghost Map은 책의 소재를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판의 제목인 바이러스 도시는 소재보다는 주제에 더 집중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에필로그치곤 상당한 분량의 에필로그가 암시하는 내용에는 그럭저럭 맞는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관한 것은 번역자의 말이 책 말미에 있으니 크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이 제목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간단합니다.
이 책의 <소재>는 <콜레라 ‘균’> 이기 때문입니다. 찾아보기까지 포함해서 310페이지의 책 분량 중 241페이지가 콜레라 ‘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균, 박테리아입니다. 네, 전 여기서 설명을 그만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박테리아 도시보다는 바이러스 도시가 어감은 좋을지 모르지만, 책의 소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제목이라고 밖에 전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이 제목에 더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책표지 때문이죠. 책표지의 앞의 ‘낚시성’ 글을 보고 있노라면, 편집 쪽에서 의도적으로 제목도 자극적으로 만들어 사람 좀 낚아보자는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급성장한 도시, 치명적 세균, 인류 운명을 뒤바꿀 바이러스 대공습이 시작된다!

고병원성AI, 사스, 광우병, 콜레라, 페스트…
도시가 잠든 사이에도 바이러스는 당신을 공격한다!

책 앞에 있는 글귀입니다.
이거 보면 뭐가 연상됩니까? 바이오하자드? 바이오 테러 경고? 그것도 아니면 전염병 재앙? 어쨌든 이 책은 ‘교양과학’ 서적입니다만, 아무래도 이 앞의 글귀를 보고 있노라면 SF라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표지 디자인 자체는 괜찮으니 까는 것은 여기까지. (후우)

책 자체로 보자면,
전 이 책을 닥치고 추천하겠습니다. 교양과학으로서 아주 멋진 책입니다. 주 내용은 1854년 영국의 브로드 가에서 시작된 엄청난 콜레라 확산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재미를 뺐지 않기 위해 주요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콜레라가 물을 매개로 전염된다는 것을 밝혀내는 한 의사의 이야기, 그리고 사건이 일어난 런던의 이야기랄까요. 또한 그 곳에 살았던 한 부목사의 이야기도 있지요. 실제 이야기입니다. 당시의 실정 묘사도 잘 되어있고, 인물도  잘 나타나 있어 마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전개를 보여줍니다. ? 그러나 어디까지나 과학서적이기에 그 본분을 잊지 않았지요. 대단한 점입니다. 아주 풍부한 주석이 내용의 진실성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주석은 미주로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각주를 선호하는 편이라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주석을 보면 미주가 아니면 안 된다는 느낌입니다. 대부분은 옮겨온 문장의 실제출처(보고서, 신문 등)을 나타낸 것이지만 중간중간 좋은 보충 주석이 달려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불편하더라도 주석을 꼬박꼬박 확인하며 읽기를 권장 드립니다.

또한 이 책의 원제답게 이 사건이 일어난 곳의 지도가 앞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주석처럼 꼭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책에서 거리 이름이 나오면 앞의 지도와 대조해 보시길. 다만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온 모든 지명이 지도에 나오지 않았고(202p의 작은 지도에는 나오지만 지도가 작습니다), ‘유령 지도’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한 설명에 비해 자세한 내용이 책에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관련된 주석이 있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물론 뒤에 관련 내용을 보충할 수 있는 웹사이트 주소가 제공됩니다만, 얼마나 찾아보실 런지는?

여하튼 역자의 말처럼 에필로그 부분이 이 책에 대한 묘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만,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른 부분이겠지요. 이 에필로그가 저자가 그 길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앞부분이 더 좋았습니다. (물론 에필로그가 별로라는 의미는 아니지요.) 241페이지까지의 논픽션 스토리만 가지고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보여주는 과학은 쉽습니다. 소설처럼 읽어주면 되거든요. 이 책에서 말하는 과학은 어떤 어려운 이론이 아닙니다. 그저 과학의 기본이 되는 자세랄까요? 읽어보고 나면 대강이나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 분을 위한 보너스입니다.
크기가 크니 클릭해서 보시길 :>

스노가 작성한 지도.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 적용된 스노의 지도.
(책에 언급되지만 나오지 않았더군요.)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와 본문에 소개된 웹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핑백

  • :::망상농장::: : 바이러스 도시 2008-07-16 22:31:49 #

    ... 스티븐 존슨 /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원제 : The Ghost Map / 1판1쇄 / 7월11일 완독 별도의 감상문 작성. 추천서적! 그런데... 편집자가 책을 망쳐놨다고 생각. 바이러스 도시라니! 원제를 아주 망쳐놓는구나, 책 내용을 말아먹었구나.... 겉표지 자체가 거대한 낚시에 불과하다, ... more

덧글

  • 와감자탕 2008/07/15 15:19 # 답글

    감기 바이러스 ... <-퍽
  • 풀잎열매 2008/07/15 17:08 #

    와감자탕 님// !
  • Sylpheed 2008/07/15 19:14 # 답글

    으음...최근에 바이러스를 다룬 소설들을 몇개(나는 전설이다, 스탠드) 봐서 순간 제목만보고 오오...재밌겟다!! 해버렸...
  • 풀잎열매 2008/07/15 20:29 #

    Sylpheed 님// 제목부터 낚시니까요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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