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NON&AIR]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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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카논과 에어에 대한 심각한 네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카논과 에어를 올클리어 한 분을 위한 이야기이니 이 점에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애니로 보셨어도 보는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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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옆 마을에 아시는 분이 계신건가요?”
“네, 그렇답니다. 그 마을로 가면 더 좋겠지만, 작은 마을이라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묵을 장소를 구할 수는 없어서 아쉽네요. …구하려면 구할 수 있지만요.”
뒤에 뭔가 추가된 듯싶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행이었다.
“엄마, 그럼 바다는 어디에 있는 거야?”
“두 곳 다 있지만… 아무래도 작은 마을이 사람도 적고 한산하니까… 모래성은 그곳에서 지으면 좋을 것 같구나.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모래사장은 있으니까. 시오리 양, 어때요?”
시오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모래성요?”
“네.”
아키코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유이치는 모래성을 만드는 것과 한산한 것과의 관계를 알 수 없었지만 별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넘어갔다. 머리를 갸우뚱하는 유이치를 보고 살짝 미소 지은 뒤, 아키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축제(마쯔리)도 갈 생각이에요. 일단 우리가 묵을 마을에서 먼저 축제가 열리고, 얼마 후에 옆 마을에도 열리니 두 군데 다 갈 생각이랍니다.”
“와, 두 번이나 있어요?”
기뻐하는 시오리 모습에 카오리는 자기가 괜스레 기뻤다. 워낙 몸이 약해서 제대로 축제를 즐겨본 기억이 희미했다. 하지만 이젠 얼마든지 즐길 수 있었다.
“실컷 놀자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응.”
“그나저나 이제 그 마을을 지나가네요. 오래만인데 잼이라도 좀 주고 와야겠네요. 아직 아침이니까 집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 잼은 제가 들게요.”
어마어마하다고 생각되는 여행비(무슨 연유인지 모르겠지만, 여행비의 대부분은 미나세 가에서 부담했다. 도대체 얼마인지, 어디서 나왔는지도 미스테리.)에 부담을 느끼던 유이치는 이런 일이라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키코는 그 말을 1초 만에 승낙하고 나머지 일행들에게 말했다.
“그러면 다른 분들은 그동안 마을 구경이라도 하세요. 작은 마을이니 2시간 정도 뒤에 모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나중에 다시 올 테니 무리해서 구경하려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세상에는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런 걸 건드려서 피 본 경험이 있다면 보기만 해도 두려워지는 법이다.
그래서 유이치는 지금 두려웠다.
“저, 저기 아키코 아주머니. 왜 이 잼이…?”
유이치는 큰 봉투에 가득 들어있는 색색의 잼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반짝이는 노란빛의 잼을 곁눈질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예전에 딸기잼을 줬는데 나중에 전화로 맛있었다고 해줘서요. 또 주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 후에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유이치 씨처럼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는 게 생각나서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 잼도 꼭 주고 싶었답니다.”
가볍게 대답하고 아키코는 길을 유유히 걸어갔다. 유이치는 노란 나조 잼에서 시선을 돌리며 속으로 기도를 했다. 진심을 담아서.
‘누군지 모르지만 명복을 빕니다.’
마을은 꽤나 오래전의 풍경을 재현하고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상당한 시골처럼 생각하던 유이치에게 이 마을의 모습은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느낌마저 줬다. 정말 변한 것이 없었다. 아키코가 기억하고 있던 때보다 시간이 꽤 지났어도 마을은 별로 변한 게 없었으니까. 덕분에 그녀와 유이치는 길을 전혀 해매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했다.
“여기에요.”
유이치는 시골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 집을 바라봤다. 문패에는 [카미오]라고 적혀 있었다. 아키코는 문으로 다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안에서 어떤 반응도 없었다. 유이치는 약간 답답함을 느꼈지만 아키코가 느긋하게 있기에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 유이치의 답답함이 초조함으로 변할 즈음 아키코는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다시 울린 초인종 소리 덕에, 아유는 위험한(?) 전개를 넘어가려던 망상에서 벗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온 아유는 바깥쪽에 들키지 않게 작게 숨을 골랐다. 등에 멘 가방의 날개가 그 움직임에 따라 작게 움찔거렸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문으로 다가가 바깥의 손님을 살짝 확인했다.
“우…읍…….”
입 밖으로 목소리가 나오려 했다. 아유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좁고 둥근 시야 너머로 보이는 모습은 그녀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밖에 있는 손님은 유이치와 아키코. 앞으로 계속될 시간 동안에는 결코 만날 일이 없다고 여긴 사람들이었다. 왼손이 떨렸다. 왼손이 미미하게 부들거리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문고리를 향해 움직였다.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왼손이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안 돼. 안…돼…….’
입을 막고 있던 오른손이 왼손을 붙잡았다. 오른손은 강한 악력을 발휘해 왼손을 잡아 멈췄다. 이런 힘이 숨겨져 있었나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나 강한 힘으로 쥐어도 왼손은 계속해서 떨렸다. 감정은 문고리를 잡고 열어버리라 외치지만, 이성은 그것을 거부한다. 바로 다음 순간이 너무나도 두려웠기 때문이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자신이
끝내 부서져 버릴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봐버린다면
그래서
진실을 알아버리면
자신이
그 앞에서
허무하게
먼지 한 줌 남김없이
흩어져
사라질 것만 같은
불안감.
두려움.
공포.

문득 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득히 멀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왜 남아있을까?>
이렇게나 ‘불안‘한 존재인
‘츠키미야 아유’

<왜>
<남아있을까>
<?>

바깥에서 현실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다들 나갔나 보네요. 돌아가죠.”
“아, 네.”
“앞으론 굳이 안 도와줘도 돼요. 유이치 씨는 즐겁게 놀아주세요. 여름방학이니까요.”
“…네.”
왠지 너무나 멀었다.

함께 있고 싶었던 사람들.
나는 그들을 잃었다.
아니, 원래 얻을 수도 없던 만남.
그것이 슬픔으로 환원됐을 뿐.
그런데도 나는 새로운 만남을 이뤘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게 해주는
또 다른 만남.
지금, 예전의 만남이 나에게 속삭인다.
넌 또다시 잃게 될 거라고.
과거가 현재에게 경고하는 걸까.
불안하다.

타박
타박
타박

발소리가 멀어진다.

결국…

이렇게 슬프다.
단지 함께 있고 싶었는데,
그것마저 이룰 수 없다.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나는 존재할 수도 없다는 걸
다시 기억해버렸다.

도대체
도대체

<츠키미야>
<아유>


<왜>
‘남아있는가.’

조용하다.

<잃을게>
없는데도
<잃을 수>
있다.

이 세상에
이런
슬픔이

‘있을까’

답은…

그렇기에…

이번에는…

깃털 하나가 휘날린다.
그 색을 알 수 없는 슬픈 빛깔의 깃털.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다.

아유는 발걸음이 돌아간 곳의 반대 방향으로 뛰쳐나갔다.

by 풀잎열매 | 2008/07/15 09:53 | ┗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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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랏미르 at 2008/07/15 15:07
크흑...아유아유는 역시 해피해 져야만 할 의무를 갖고 있어요!!!
그건 대우주의 의지에요!!!
아유아유가 너무 불쌍해.......ㅠㅠ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15 17:08
나랏미르 님// 카논의 진 히로인은 아유죠....(의불)
Commented by 여니 at 2008/07/15 23:46
잘봤습니당 언제나 ,,,, - by 핵나 흐무'ㅠ' 흐무'ㅠ'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15 23:52
핵나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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