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04일
[KANON&AIR]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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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카논과 에어에 대한 심각한 네타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카논과 에어에 대한 심각한 네타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카논과 에어를 올클리어 한 분을 위한 이야기이니 이 점에 주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애니로 보셨어도 보는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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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들이 달그락하는 소리를 낸다. 부엌이 상당히 좁아서 아유가 작았음에도 좀 불편한 감이 있었다. 그래도 두 사람은 무난하게 설거지를 해나갔다. 밖에서는 여름의 매미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미스즈의 즐거운 흥얼거림도 계속됐다. 아유는 설거지를 하면서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설거지 정도밖에 없구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신이 할 줄 아는 것은 별거 없었다. ‘실제’의 경험은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 그리고 꿈속의 현실도 유이치와 있었던 때를 뺀다면, 언제나 외톨이로 벤치에 앉아있었을 뿐이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작은아이.
‘우긋, 이런 생각은 말자!’
아유는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자신을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봤다. 여자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역시 요리가 아닐까? 그러나 아유가 해본 요리라고는 쿠키뿐이었다. 그나마도 그 쿠키는… 냉혹하게 말하자면…
그때의 검은 쿠키를 먹은 유이치의 표정은 석탄을 씹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것이면 설명으로서 충분했다. 그래도 아유가 어느 만화의 히로인들처럼 타고난 요리치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저 배우지 못했을 뿐이었다. 요리든, 무엇이든. 어찌 됐거나 지금의 아유에게 특별히 세상을 살아갈 특별한 기술 같은 것은 없는 셈이었다. (안 먹어도 죽지 않는 몸이라는 것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나마 설거지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 도울 수 있었다.
‘앞으로 뭘 해야 하는 걸까?’
그동안은 정말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 그저 겨울을 떠난다는 생각. 유이치의 행복과 환상을 깨지 않으려고, 스스로 모든 것을 잊으려는 몸부림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바다를 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덮어놓고서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이렇게 오랜만에 ‘집’이란 공간에 들어오자 추억 속의 포근함이 다시 떠올랐다.
달그락, 달그락, 쏴아.
언제나 부엌에서 들었던 소리.
그것은 너무 어릴 적의 이야기지만.
그래도 충분히 흐려진 그 소리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부엌에서 들었던 소리.
몇 번의 짧은 만남 속이었지만.
그래도 아키코 씨의 아침 초대는 언제나 따스했다.
그 집에 있을 때의 짧은 추억들이 하나둘씩 여름 햇살에 빛나는 깨끗한 그릇에 투영된다. 유이치와의 추억처럼 행복했다. 아유는 손을 움직이면서도 그 생각들에 빠져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상념이 기이한 소리에 무너졌다.
“촙! 촙!”
팍! 팍!
치이~~~~~~~~~~~~~~~~~~~~~.
“와앗!”
미스즈가 마루로 달려나갔다. 아유는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있었다.
남자는 TV를 보려했다. 그러나 전혀 나오지 않았다. 떠돌이인 자신도 요즘 세상에 이런 물건(고물)이 있을 줄은 몰랐다. 화면에는 갖가지 흰 빛으로 된 태초의 잡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가볍게 옆면을 통통 때려 봐도 여전했다. 남자는 긴 침음성을 내며 브라운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확실하게 고장 난 건가?”
남자는 두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촙! 촙!”
팍! 팍!
치이~~~~~~~~~~~~~~~~~~.
가볍게 촙을 두 방 먹였지만 텔레비전에선 잡음만 나왔다.
“와앗!”
무슨 소리가 들렸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그렇다면… 파괴인가, 재생인가 운을 하늘에 맡긴 돌려차기뿐……!”
많이 해본 듯 정확한 폼이 나왔다.
“후으읍!”
남자의 발달된 근섬유 한 가닥가닥마다 운을 시험하려는 힘이 가득 찼다. 이윽고 그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하이야앗~!”
필살의 돌려차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아까전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와앗~ 안 돼!”
이번에는 그 소리가 효과가 있었다. 미스즈의 목소리를 들은 남자는 발을 반쯤 든 채로 멈췄다.
“뭘 하려고 한 거야?”
미스즈는 고개를 삐딱하게 한 채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고서 당연하다는 말투로 대답했다.
“뭐긴, 고치려고 했어. 이 텔레비전 고장 나 있잖아.”
“안났어안났어.”
미스즈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텔레비전 위의 V자 안테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미스즈, 무슨 일이야?”
아유가 부엌에서 물어왔다.
“응, 별거 아니야. 금방 돌아갈게.”
미스즈의 대답과 동시에 TV에서 부웅~하는 희한한 소리가 나더니 브라운관에 제대로 된 화면이 나타났다.
“아아~, 정말… 그런 걸 생각하다니 깜짝 놀랐어.”
“오, 고쳐졌다.”
“다음부터는 이걸 조절해.”
“알았어.”
미스즈는 부엌으로 돌아갔다. 남자가 텔레비전을 보자 화면에 약간 이상한 색이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물방울 때문에 화면의 빛이 분해된 것이었다. 물방울은 텔레비전 안테나에서부터 부엌까지 점점이 이어져 있었다. 설거지를 하다가 곧바로 온 탓이다. 남자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설거지 중에 어떻게 내 행동을 눈치 챈 거지? 설마… 나는 살기를 내뿜고 있었나!? 오옷, 난 사실 그런 살기를 내뿜는 초능력도 가지고 있던 것인가!’
자신이 촙을 날린 데다 덤으로 화려한 기합소리까지 냈다는 사실은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뭐, 됐나.’
그는 물방울을 소매로 닦아내곤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했다. 방송은 굉장히 생소했다. 교복을 입은 소녀 두 명과 소년이 학교로 생각되는 건물 안에서 돗자리를 펴고 밥을 먹고 있었다. 한 명은 무표정했고, 한 명은 계속 웃는 얼굴이었다. 도시락을 한 입 먹은 소년이 소녀 중 시종일관 웃고 있는 쪽에게 농담조로 말했다.
“이 정도면 내 아내로 합격!”
소녀가 웃었다.
“아하하.”
그리고 감자기 품속에서 섬뜩한 징이 박힌 검은 개목걸이를 꺼냈다. 순식간에 그것을 소년의 목에 걸었다. ‘철컹’하는 소리가 무게감 있었다.
“이게 뭔가요?”
소년이 당황해하며 의문을 나타냈다. 이어지는 소녀의 대답하는 목소리는 가벼웠다.
“제가 그럼 메인 히로인이죠? 물리기 없어요~?”
그리고는 소년의 내면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나왔다.
‘이 자식 안되겠어. 잘못하다간 전 루트 동시공략이…….’
그런 황당한 일이 발생하는 와중에도 또 한명의 소녀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젓가락만 부지런히 놀리고 있었다.
“이거 뭐지? 알 수가 없잖아.”
남자는 눈을 끔뻑거리다가 채널을 돌렸다.
“아차.”
남자는 채널을 돌리다 말고 벽시계를 봤다. 시간은 9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다됐다. 평소보다 빨리 끝.”
두 명 이서하니 더 빨리 끝났다. 그릇은 반짝반짝했다. 왠지 깨끗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유는 기분이 좋아졌다. 어릴 적의 미스즈가 썼던 것 같은 어린이용 그릇 속의 공룡 무늬도 미소 지어주는 것 같았다.
“잘됐다.”
“응.”
기뻐하는 미스즈의 반응에 아유도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스즈는 손바닥에 가볍게 주먹을 쳤다.
“맞아! 설거지도 끝났으니 놀자.”
“에?”
“트럼프 가져올게~ 마루에서 기다리고 있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기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유는 시계를 봤다.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계속 있어도 될지 좀 불안했다. 얼마 전의 아유라면 좋아라고 있었겠지만, 이제 아유는 세상이 뭔지 좀 알아가고 있었다. 7년간 멈춰 있던 순수하기만 한 아이는 더는 아니었다.
‘우그, 괜찮을까? 가족도 돌아올 텐데…….’
마루로 나가니 남자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유랑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텔레비전을 끄고 일어선 그는 길쭉한 가방을 어깨에 메었다. 그는 아유를 바라보고 말했다.
“너도 이 마을 사람은 아닌 것 같고, 원래 이 집에 오려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제 슬슬 나가봐야 하지 않겠냐?”
그는 손가락으로 시계를 가리켰다. 째깍거리며 돌아가는 벽시계는 이제 9시가 넘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뭐, 내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난 먼저 나간다.”
“우그…….”
아직 결정을 못 내린 아유를 놔둔 채 그는 현관으로 나갔다. 가면서 뒤로 손을 흔들었다.
“잘 있어.”
“응… 어디 가는 거야?”
미스즈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뒤를 돌아봤다. 어느새 아유의 옆에 와있던 미스즈는 한 손에 트럼프를 쥐고 있었다. 수룡과 익룡이 그려진 귀여운 트럼프였다. 미스즈는 그것을 남자에게 보이며 말했다.
“트럼프 하려고 생각해서, 가지고 왔는데…….”
“아…….”
아유는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봤다. 갑자기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두려움 같았다.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던 것 같았다.
‘뭐지…?’
문득 머릿속에서 한 광경이 스쳐 지나갔다.
“곧 돌아올 거야?”
아유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두 사람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아니 돌아오지 않아.”
“그런… 벌써 가버리는 거야?”
아쉬움이 배여 있는 말. 그 목소리에 담긴 무엇에 의해 아유의 눈동자가 더욱 깊어졌다.
“으응.”
“좀 더 집에 있으면 좋을 텐데.”
좀 더… 조금만 더…….
<가지마!>
그곳은 겨울에도 푸르렀어.
<나를 두고 가지마!>
언제나 봄인 그곳에 하나의 소원을 지닌 아이가 있었어.
<다시 한 번 더 만나길…….>
알아버렸다.
<또, 헤어졌네.>
왜인지 모르지만 알아버렸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때 그 느낌.
<이제…….>
아유는 소름끼치는 기분이었다.<가지마!>
그곳은 겨울에도 푸르렀어.
<나를 두고 가지마!>
언제나 봄인 그곳에 하나의 소원을 지닌 아이가 있었어.
<다시 한 번 더 만나길…….>
알아버렸다.
<또, 헤어졌네.>
왜인지 모르지만 알아버렸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때 그 느낌.
<이제…….>
그 느낌이었다.
‘어째서?’
전혀 다른 것인데 같았다.
‘왜?’
갈구한다.
‘무엇을?’
기억났다.
‘하지만, 달라. 그것과 달라.’
그럼 무엇이지?
그리고 왜 난 이런 것을 자꾸 알게 되는 거지?
끝나지 않았어?
도대체……?
“어머니께서 돌아오시잖아?”
“엄마는 더 늦어. 아직 괜찮아. 아직 놀 수 있어.”
아무것도 아닌 듯 말하지만, 아유는 그 속에 담긴 필사적인 감정을 느꼈다. 무엇일까, 너무나 평범하면서도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남자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 평범한 이야기를 했다. 정답이고, 상식인 대답.
“게다가 시간이 늦어질수록, 나도 잘 곳을 정하기가 힘들어져.”
“아…!”
“아…….”
미스즈가 기뻐했다. 그 밝은 감정에 아유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다. 건망증처럼 아까의 기분이 사라졌다. 미스즈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갈 곳이 없다면, 우리 집에서 자도록 해.”
미스즈는 고개를 돌리고 아유에게도 권했다.
“아유도.”
남자는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저기 말야, 너, 우린 오늘 만났을 뿐이라고. 게다가, 난 어디에서 굴러먹던 말뼈다귀인지도 모를 남자라고. 보통 그런 녀석을 쉽게 재워주겠냐. 뭐, 거기 꼬맹이, 아유하고 했나? 그런 어린애 정도야 하룻밤 재워줄 법도 하지만 아니지. 경찰서에 먼저 가야 하는 거 아냐? 가출 소녀…….”
“우굿! 가출 아니야!”
“그래! 가출소녀가 아니라 미아!”
“우그으~”
“니하하.”
미스즈는 예의 괴상한 웃음을 내고서 아유과 남자를 차례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친구.”
남자는 곧바로 부정했다.
“아냐.”
미스즈는 잠깐 고민했다.
“으~응… 엄마한테는 학교 친구하고 말할 테니까…….”
남자는 그 말을 중간에서 끊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젊은 남자란 건 문제가 있겠지.”
“엄마는 아주 칠칠치 못한 사람이니까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런데 자기 부모를 칠칠치 못하다, 라고 하는 게 아니겠지만……. 하지만, 진짜로 자도 괜찮아.”
남자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쉬었다.
‘남자의 무서움도 모르는 건가.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야? 시골마을의 평화로운 풍토 때문인가?’
속으로 구시렁대면서 남자가 가만히 한숨만 내쉬고 있자 미스즈가 다시 말했다.
“괜찮아.”
남자는 좀 생각해봤다.
‘확실히 나에게 있어선 잘 곳이 확보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저 꼬마애가 있으니 동정표라도 딴다면, 아니, 내 일행이 아니니 오히려 안 좋은 거잖아?’
문득 여전히 손에 들려 있는 트럼프가 보였다.
‘게다가 애보기…….’
문득 옆의 작은 여자애가 보였다. 그 순간 끝내주는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저기, 나는 지금 지쳤으니까 저 녀석이랑 오늘은 놀아.”
“으구?”
남자는 아유의 의견은 존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바로 이거다! 나는 잠자리를 얻고, 골치 아픈 일은 꼬마에게 떠넘긴다!’
“아, 그럴게. 그래도 좀 아쉽네. 여럿이 하는 게 더 즐거울 텐데.”
남자는 그 말을 무시했다.
“어쨌든, 지금은 바로 자도 괜찮겠어?”
“응. 조금 아쉽지만. 하지만, 여름방학에 들어가면, 놀 시간이 많이 있어. 오늘은 아유랑 놀고, 내일은 다 같이 놀면 돼. 그러니까 괜찮아. 그럼, 마루에 이불 깔게~”
탁탁탁하는 발소리를 내며 들어갔다.
‘건강한 녀석이군.’
남자는 곧바로 여전히 굳어 있는 아유의 머리에 손을 턱 하니 올려놓았다.
“부탁한다.”
“으, 으구?”
“놀아줘라. (내 평안한 잠자리를 위해서!) 뭐, 또래겠…지?”
“으…구…….”
아유는 불만에 가득 찬 듯이 볼을 부풀렸다. 가만 생각해보니 아유는 미스즈의 나이 같은 건 전혀 몰랐다. 그래도 비슷한 또래인 것은 분명했다. 자신이 작은 건 아니었다. 절대 아니라고 아유는 생각했다.
‘으구으~, 나도 많이 자랐다고! 고등학생이라고~’
다만 그 말이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뿐이었다. 아유가 볼을 부풀린 채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그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훗… 나의 승리다.”
도대체 뭐가 승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남자는 쿨하게(라고 자신이 여기는) 웃음을 지으며 문턱을 도로 넘어갔다. 아유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그 뒤를 따라갔다.
“으구~ 으구우~”
“으구으~ 으그우~”
아유의 불평 어린 ‘으구’를 남자가 따라했다. 아유는 볼을 또다시 부풀렸다. 왠지 이 남자는 아유를 은근히 열 받게 하고 있었다.
“으구~ 따라하지 말아요.”
“우그우~”
“우구~ 따라하지 말라니까요.”
“우구우우~”
“심술쟁이.”
“훗.”
“…….”
아유는 과거에 똑같은 일이 있던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이 남자는 비슷할지언정 유이치는 아니었다. 그래도 비슷한 일을 당하니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아유의 기분이 급격히 하락하자 남자는 도리어 당황해 버렸다. 장난 좀 친 정도로 저렇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으헉, 저 꼬마 의외로 이런 면에서 델리케이트한 소녀였나?’
“…하아. 됐어요. 아. 저. 씨. 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역습이었다. 잠깐 동안의 세상 경험도 아유를 상당히 바꿔놓기는 했다.
“크헉! 아냐! 나는 이래 봬도…!”
“잘 자요. 전 미스즈랑 놀 테니까.”
아저씨가 아니라는 처절한 변명은 완전히 무시당했다. (뒤가 이어졌다면 난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라고 주장했을까?) 어쨌든 아유에게 있어서 그가 좀 삭은 유이치 유사품이라고 해도 무방할지도 몰랐다. 아유는 미스즈와는 다른 의미에서 ‘도도도’하는 발걸음으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한숨을 쉬고는 그녀의 뒤를 따라서 방안으로 들어갔다.
‘어쨌거나, 이곳이 오늘의 숙소가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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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중간의 방송은 Durak 님의 카논 패러디(코가 꿰임)에서 따온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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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7/04 14:57 | ┗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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