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6월 28일
[KANON&AIR]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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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왓, 그쪽으로 갔다!”
매~~~~~~~~~~~~~~앰!!!
텅!
“우긋!”
“와, 아플까?”
매미가 아유의 이마에 부딪혔다. 아픈 것은 전혀 없었지만, 아유는 그 생소한 충돌에 허둥지둥했다. 그 당혹스러움은 매미에게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매~~~~~~~~~~~~앰~~~~~~~~~~!
“우그으~ 이게 뭐야~?!”
“와아아아앗~ 매미야아~”
매~~~~~~~~~~~~~~~~~~~~앰~~~~~~~~~~~~~~!
매미는 활개치며 빠르게 날아다녔다.
“와아아~앗!”
“우그읏~”
“바, 밖으로 몰아내야 하는데.”
“우그읏~”
어째서인지 매미는 계속해서 아유에게 다가가려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아유가 몸을 쉬게 할 고목이라고 느낀 것처럼. 하지만, 아유는 고목과 달리 매미를 피했다.
“우구~!”
아유는 엉겁결에 밖으로 달려갔다. 다행스럽게도(?) 매미는 계속 아유를 쫒아왔고, 아유를 쫒아온 미스즈가 손사래를 쳐서 매미를 집 밖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휴, 다행이다. 매미가 아유를 쫓아가서.”
“우, 우구, 하나도 좋지 않아!”
“왠지 편리할 것 같아~”
“우구?”
“뭐든지 몰 수 있을 것 같아.”
“?”
아유는 의미를 알지 못하고 고개만 갸웃거렸다. 유심히 미스즈의 얼굴을 살펴봐도 그 발언의 의도가 보이진 않았다.
“모기에게 물리니까 들어가자.”
미스즈는 아유의 등을 떠밀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 지쳤어.”
“금방 면 삶을 테니까 좀만 기다려.”
미스즈는 아직 움직임이 없는 검은 물체를 넘어 다시 부엌으로 들어갔다.
“바퀴~ 바퀴~♪”
아유의 머리가 쭈뼛하고 섰다. 붉은 머리띠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무언가 그녀의 머릿속에서 위험한 상상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온종일의 피로에 한바탕의 소동이 몰고 온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졸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들리는 물의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자장가로 삼고서.
꿈.
꿈을 꾸고 있다.
그러니까… 이건 절대 꿈이다.
바퀴바퀴바퀴바퀴바퀴바퀴…….
검은 광택이 고급스럽다. 날개를 펴면 몸이 거대하게 보인다. 둥글지만 나름대로 날카로운 면이 있는 몸이 놀라운 속도로 비행한다. 검은 광택. 번들번들. 끝없이 쫓아온다.
“우그으으으으으~!!!!!!!!!!!!!!!!!!!!!!!!!”
하늘을 가득 메운 검은 광택. 심지어 번쩍인다. 두 더듬이는 끝없이 움직이지만, 그 최종 목표는 붉은 머리띠를 한 작은 소녀. 지금 그녀가 붕어빵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별 의미가 없다.
아유는 뛰었다.
최선을 다해 뛰었다.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
그러니까… 붕어빵아저씨가 쫓아올 때보다 약 3배?
어쨌든 뛰었다.
그러나 달리는 것과 나는 것은 천지차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 법이다.
먼저 도달한 검은 것들이 그녀의 머리 위에 가득.
그것이 다가 아니다.
그 아래로 달리다시피 기어온 검은 것들이 또 한가득.
이미 그것들은 징그럽게 보이지 않았다.
그저 끝없이 반짝이는 괴상한 어둠일 뿐이었다.
갑자기 무언가가 나타났다.
유난히 눈에 띄는 갈색의 물체가 하나.
그것은…
매~~~~~~~~~~~~~~~~~앰!!!!!!!!!!!!!!!!!!!!!
매미였다.
“으구웃~~~~~~~!”
벌떡
“가오!”
아유가 눈을 뜨니 미스즈가 엉덩방아를 찧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꿈 꿨어?”
“으구… 바…퀴…….”
미스즈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니하핫, 정말 이상한 꿈이다.”
“으굿?”
“라면 다 됐어. 먹자.”
“아, 응.”
아유가 부엌으로 들어가자 미스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맛있는 라면하고 밥이야.”
식탁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라면과 역시 고소한 향이 나는 하얀 김이 올라오는 흰 쌀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똑같은 구성의 음식을 해치우는 중인 남자가 있었다. 아유가 잠든 사이에 일어난 모양이었다. 아니면 미스즈가 깨웠을까? 미스즈는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남자에게 말했다.
“와앗~ 벌써 먹고 있어.”
“음, 쩝쩝.”
“와앗~ 잠깐만 기다려요.”
기세 좋게 움직이던 젓가락이 멈췄다.
“으응, 어쨌든 주먹밥이 아니어서 다행이야?”
어느새 미스즈는 평어로 남자에게 말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런 차이를 신경쓰지 않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이거면 됐어.”
아유와 미스즈가 자리에 앉았다.
“셋이서 식사, 셋이서 식사.”
미스즈는 기쁜 것 같았다. 남자는 그런 미스즈에게 질문했다.
“평소엔 혼자 먹은 거야?”
“응. 엄마는, 늦게 돌아오시니까.”
“그래…….”
아유는 엄마에 대해 생각해봤다. 이젠 희미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정지된 아유의 시간을 생각하면, 그녀에게는 아직 엄마의 죽음은 최근의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희미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유이치의 덕이 컸다. 아무리 뭐래도 아유의 눈물을 그치게 해줬던 것은 유이치였다. 그러나 유이치는 아유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겨울의 나무 위에서 그렇게 되었다. 비록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그날의 진실은 하얗고 붉은 눈 속에만 있을 뿐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도 중요한 점은 이미 유이치에게 그녀가 있다는 점이다. 비록 인간은 아닐지라도.
‘인간이 아닌 건 나도 마찬가지인가.’
“자, 식기 전에 빨리 먹자.”
“으응.”
“…응.”
“아유 뭐가 이상해?”
아유는 다급히 부정했다.
“아, 아니야.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
“실례함다~!”
미스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세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현관 쪽이었다.
“어라? 뭘까?”
미스즈가 일어서더니 나갔다. 두 사람은 한동안 기다렸지만 라면에서 올라오는 김이 서서히 약해지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는 결국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먼저 먹기 시작했다.
“흠, 잘 먹겠습니다. 벌써 세 번째인가.”
아유는 좀 더 기다렸지만, 결국에는 배도 고프고 면도 불어버릴 것 같고 해서 먼저 먹었다.
“잘 먹겠습니다.”
후룩후룩…
두 사람이 면을 먹는 소리만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그 정적이 신경 쓰이기 시작할 무렵에 남자가 음식을 먹는다는 것 외의 이유로 입을 열었다.
“어이.”
“읍, 으굿?”
막 면이 넘어가던 순간에 걸려온 말 때문에 아유의 목에 면이 걸렸다.
“캘록!”
“너도 참 이상한 녀석이구나.”
“으구?”
“저 녀석 같은 그 이상한 입버릇도 그렇고, 설마 너도 이상한 음료수를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이상한 음료수?”
“음, 도로, 뭐시기 복숭아 맛이었나? 너무 충격적이라 그런 이상한 것까지 이름이 기억나는군.”
“아, 그거 나름대로 맛있던데요.”
“컥?!”
남자는 심히 당황했다.
“그렇다면… 너희 둘은 사실 친척이라던가, 아니, 겉모습만 다를 뿐, 사실은 도…ㅇ.”
그 순간 미스즈가 지친 표정으로 들어왔다. 아유는 미스즈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었어?”
“신문 구독 권유였어. 끈질겼어.”
“그거 재난이었겠는걸.”
남자의 대답에 미스즈는 힘없이 대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응, 재난이었어.”
미스즈가 그릇 속을 바라보자 굵기가 통상의 2배 정도가 되어 있는 주성분이 밀가루인 물체가 보였다.
“역시나 불어버렸네…….”
남자는 흘낏 돌아봐 그릇 속을 보고는 긍정했다.
“그러네. 뭐, 내가 먹었을 때는 맛있었어.”
아유도 긍정했다.
“응, 정말 맛있었어.”
미스즈는 살짝 미소 지었다.
“응, 맛있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불어버렸어…….”
너무 처량하게 보였는지 남자는 검지로 볼을 살살 긁으며 말했다.
“나를 불렀으면 좋았을 텐데.”
“다음부턴 부를게.”
“뭐, 그렇게 해.”
“응!”
아유는 그 남자를 다시 봤다.
‘그래도 친절할 때는 친절하네. 아니, 라면의 답례일까?’
미스즈는 눈물을 글썽인 채로 불어난 라면을 먹었다. 엄청난 양이라는 둥, 불었으니까 당연하다는 둥 별 의미 없는 대화가 오가면서도 라면은 착실히 줄어들었다.
후루륵.
“그래도 맛있네.”
“네 입으로 맛있게 했다고 했으니까.”
“응. 다행이야.”
아유의 눈에 비친 소녀는 행복해 보였다. 소녀가 원한 것은 이런 일상이었을까? 아유는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의 기억을 돌아다봐도 가장 행복할 때는 함께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며 있었을 때였다. 마을을 떠나고, 여행을 시작한 뒤부터는 모든 것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미스즈는 가족이 있을 텐데? 우그~ 어떻게 된 걸까.’
식사를 끝나자 미스즈는 설거지를 하려고 그릇을 모았다. 남자도 그래도 먹은 것이 있어서 수저를 정리했다. 두 사람 모두 식사의 기쁨이 가시지 않았는지 여전히 싱글벙글한 얼굴이었다.
“아, 나도 도울게.”
“으응, 괜찮아. 내가 해도 충분. 텔레비전이라도 보면서 편하게 쉬어.”
남자는 냉큼 고개를 끄덕이고 마루로 돌아갔다. 아유는 남았다.
“도와줄게. 설거지 정도는 할 수 있어. 에… 음식은 좀 자신 없지만.”
“으음~”
미스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같이하면 즐겁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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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6/28 15:01 | ┗몇 번째의 여름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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